IF NOT NOW WHEN

/지금 아니면 언제

황보혜정


최근 다른 사람의 삶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 책을 몇권 구매하고 대여해서 읽었다. 도서관에서 수필을 둘러보다 눈길을 끄는 제목이 있어 들고보니 가수 황보가 쓴 책이었는데 저자에 대한 친근감도 있었고 가볍게 읽기 좋을것 같아 빌려 읽어보았다.


유명한 연예인이라 황보를 모르는 한국사람은 없을것 같은데 내가 조금 더 친근감이 있게 느껴졌던건 황보(괜한 친근감과 반말하는거 같아 황보 누나라 부르고 싶다)가 출연했던 여행 프로그램들과 다큐 프로그램을 찾아서 즐겁게 본 이유때문인것 같다. 이란을 가려다 비자 발급이 안되어 모로코 여행을 했던 프로그램부터 태국에서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을 찾아 떠나는 프로그램까지 정말 재밌게 봤었다. 연예인이 아닌 그냥 여행을 즐기는 한 사람으로 비춰져서 참 많이 공감을 하며 프로그램을 봤었는데 이런 이유로 작가에 대한 조금의 이해가 있는 상태로 책을 읽어 편하고 빠르게 다 읽을 수 있었던것 같다.


책 내용은 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한번쯤 해외에서 살아보자를 생각뿐 아니라 직접 실행에 옮겨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으로 홍콩에 1년을 지내며 겪은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책의 앞부분에는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생각으로 한국에서의 일상을 내려놓고 가는지 그리고 처음 막 도착해서 겪는 어려움이나 특별한 에피소드들이 나와있는데 화려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상관없이 사람은 다 비슷하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여행을 하거나 어디에 조금 오래 머무를 때 하는 현실적인 고민들은 황보도 홍콩에서 비슷하게 고민하고 경험하는 모습이 공감도 많이되고 재밌게 잘 읽혔다.


중간으로 갈수록 홍콩에 적응하며 공부하면서 겪은 일들과 그리고 적응을 하면서 홍콩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와 이야기가 나온다. 음식점에 혼자 들어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테이블을 이용해야해서 그냥 나오는 모습이 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결국 다음 기회에 혼자가서 먹는 모습이 나온다. 이렇게 정말 온전한 일반인인 모습으로 살아가며 겪는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다가왔다. 그리고 또 적응을 하고 나름 화려하게 지내는 모습들이 나오는데 거기서는 역시 연예인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떠나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다. 무엇이 소중하고, 무엇이 내 것이고, 무엇이 나인지"


무엇보다 내가 이 책이 가장 마음에 들고 공감이 갔던건 앞선 내용들도 좋았지만 책의 마지막 부분이었다. 공감을 많이 하며 읽어서 그런지 한국으로 돌아오는 이야기가 나올땐 내 여행이 끝나는거 같아 아쉬운 마음이 컸다. 나도 비슷하게 막연히 외국에서 지내고 싶어 몇달씩 지내보며 나가면서는 무언가 크게 달라져있겠지 하며 나가는데 막상 아쉽게 돌아오면 크게 달라진거는 없던 경험이 여러번 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책에도 쓰여있어 참 크게 와닿고, 참 사람들은 비슷하다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도 나는 또 그런 삶을 계속 꿈을 꾸고 있다. 정답은 없고 이런 삶을 사는 사람도 있어야 하는건 아닐까 하며 미래에 대한 불안이 생기면 스스로를 달래며 철없는, 그러나 내가 좋아하고 설레이는 삶을 살려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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