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하완


어떤 책을 사야지하는 특별한 목적이 없이 서점에 갔다가 딱 이거다하고 구매한 책. 올 해 들어 내가 생각하는 만큼 잘 안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그동안 너무 돌아다니며 물질적인거나 내 안에있는 것들을 너무 다 소비한건 아닌가 싶어 요즘은 무엇이든 채워서 넣고 싶다는 생각을 조금 크게 가지고 있는데, 이 책을 몇 주 전 구매했을 때에도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과 비슷한 생각을 했던것 같다. 다른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고 싶기도 했고 또 내가 지금 겪고 있는 것들을 미리 작가님이 겪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이 들어 있는거 같아 마음에 들어 구매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고 있지만 무언가 나아지는건 특별히 없는것 같고 나를 위해 시간을 쓰며 살고싶다라는 생각을 아마 많은 사람들이 할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이 있으니 그런 생각에서 그치게 되는데, 이 책의 작가는 그런 삶을 살다가 회사를 관두고 프리랜스 일러스트레이터의 삶을 살며 겪는 이야기와 생각들 고민들 다짐들이 실려있다. 나도 비슷한 생각에 내가 원하는 걸 택하며 조금 다르게 살아보려 하는데 내 주변에는 나와 같은 삶을 사는 사람이 없어 내가 하는 생각을 털어놓거나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다.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해도 삶의 방식이 다르다보니 이해 자체를 못하는 경우가 많아 내가 가진 고민이나 생각들을 어느순간부터는 말을 안하고 그냥 혼자 정리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책에는 내가 지금 하는 고민이나 생각들이 실려 있는데 나와 비슷한 생각을 비슷한 삶의 방식을 사는 누군가가 먼저 했다는게 참 좋았다. 가끔 나 이러다 정말 큰일 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때도 물론 나보다 뛰어나지만 비슷한 방식으로 잘지내고 또 만족해하며 실험하듯 사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되기도 했다. 이런 사람이 있으니 나도 괜찮다라는 핑계나 변명을 하고 싶진 않다.


그렇지만 나는 잘못되지 않았다. 나는 지금 잘못된 삶을 살고 있는게 아니다. 모든일들이 잘 풀릴때가 있고 안풀릴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친구들이 걱정이라는 이유와 가깝다는 이유로 내가 선택해서 살아가는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걱정을 많이 넘어선 이야기들이 내게 조금 큰 상처로 다가온 일이 있었다. 주변에서 보기에 내가 그렇게 잘못하고 있나 하는 생각과 많이 가깝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참 속상했다. 그래도 내가 좋아서 선택한 방식을 나는 믿어보려 노력한다. 내가 나를 믿어야지 누가 나를 믿겠나.


책은 짧은 호흡으로 읽기가 참 편하다. 모든걸 내려 놓고 대충 살자는게 아니라 나는 이 책이 하는 말은 스스로를 위해 자기가 정한 방향으로 살아가자는 이야기라 생각한다. 현실적인 부분도 많았고 여러모로 공감이 많이 갔던 책인것 같다.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