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에서 만날 수 있는 조금 특별한 맥주들(태국에서 만날 수 있는 마이너 맥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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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태국에서 맛볼 수 있는 맥주들에 관한 포스팅을 했었다. 가장 일반적으로 마실 수 있는 창, 싱하, 리오에 관한 포스팅이었고 이번에는 태국, 정확히는 치앙마이 대형마트에서 만날 수 있는 맥주들에 대한 글이며 흔히 세계맥주라 말할 수 있는 유명한 맥주들을 제외하고 태국에서 만들어지는 잘 알려지지 않은 맥주를 위주로 한 간단한 후기.



MY Beer(Singha)

태국 최대 맥주 회사 중 하나인 싱하에서 만든 라거맥주로 예전 싱하라이트를 대체한 라인으로 보면 될 것 같다. 4.5%로 비교적 낮은 도수로 라이트하고 깔끔함을 강조하는 맥주로 가격도 다른 맥주들에 비해 조금 더 저렴하다. 술이 강한편이 아니어서 라이트한 맥주도 꽤 좋아하는데 마이비어의 경우 큰 인상이 남지 않았다. 싱하도 창이나 리오에 비해선 부드럽고 연한 느낌인데 이 맥주는 조금 더 라이트한 편. 편의점에서 보이면 한번 정도 도전해볼만 하다.



U Beer(singha) 

창과 달리 싱하에서는 젊은 층을 겨냥해 새로운 맥주 브랜드를 내놓으려 힘쓰는 느낌이다. U beer도 싱하에서 만든 맥주로 MY Beer와 같은 4.5도의 라거비어. 마이비어가 라이트하고 깔끔한 느낌이면 유 비어는 조금 더 많은 향과 맛이 나는 맥주. 싱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유니크한 아로마틱향이 난다고 하는데 아로마틱까진 모르겠지만 깔끔한 싱하와 더 깔끔하고 가벼운 마이비어에 비해 다양한 맛과 향이 있다. 처음 마셔보는 맥주이기도 했고 포스팅 목적으로 메모를 남겨봤는데 가벼운 느낌이 아닌데 쓰거나 독하지 않고 애매하게 목넘김이 좋다고 적었다. 무슨말일까?



Cheers selection SIAM WEIZEN(Thai Asia Pacific Brewery

하이네켄 아래에 있는 타이 아시아 퍼시픽 브루어리(TAP)의 치얼스 브랜드 안에서 만들어진 바이젠 비어다. 하이네켄이 여러 맥주 회사를 산하에 두고 있는데 TAP도 그렇고 APB(싱가폴의 아시아 퍼시픽 브루어리)도 가지고 있다. 하이네켄(TAP)과 타이거(APB)를 메인으로 밀다보니 나머지 맥주 브랜드에는 힘이 안실려서 그런지 디자인이 크게 다가오지 않아(내겐 맥주를 고르는데 디자인도 중요하다) Cheers 의 맥주를 편의점에서 수년동안 보고도 한번도 마신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라거비어 천국인 동남아에 밀맥주가 그것도 태국스러운 이름을 달고 있어서 맛을 안볼수가 없었다.


도수는 4.0%로 낮은 편이며 일반 바이젠의 꽃 향기나 향긋함이 강하지 않고 마시고 나면 향과 맛이 목 아래(또는 뒤)에서 올라는 느낌이 들었다. 동남아 향채나 고수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타이 라임이 들어갔다고 하는 이 맥주를 마셨을때 비누향 비슷한 향과 맛도 조금 느꼈다. 전체적으론 가벼운 맛. 재밌었던 경험.



PHUKET beer(Thai Asia Pacific Brewery

태국 남쪽을 갈 일이 없었던 탓에 태국에서 처음으로 만난 지역 맥주... 라고 생각했었는데 프놈펜 브루어리에서 만들어지는 맥주다. 위키와 레이트비어 사이트에서 살펴봐도 프놈펜 브루어리(캄보디아)와 산미구엘 브루어리에서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요상한 혼종이 탄생했다. 태국 지역 맥주를 표방하는 수입맥주. 태국의 경우 수입 맥주는 병뚜껑 부분에 수입된 스티커가 붙어있는데 맨 위 사진에서 라오비어, 호가든 로제와 함께 푸켓비어도 수입되었단 스티커가 붙어있다. 베트남 처럼 지역 맥주가 없는 태국의 틈새를 노리고 만들어진 맥주란 생각이 든다.


5.0%의 도수를 가지고 있으며 휴양지 컨셉의 맥주라 그런지 라거비에서 트로피컬 향과 맛이 났다. 그리고 살짝 짜파게티 맛이 나서 너무 웃겼는데 그 짜파게티 맛을 나만 느낀게 아니라 함께 있던 L도 같이 느꼈다. 맥주의 정체성처럼 내게는 향긋하며 짜파게티가 떠오르는 요상한 맛으로 다가왔는데 충격적인건 몽드 셀렉션에서 태국 맥주 사상 첫 금메달을 딴 맥주라는 것. 몽드 셀렉션의 권위에 대해선 이견이 꽤 큰 것 같다(식품계의 노벨상이란 평가도 있고 비싼 출품비를 내는 만큼 대부분 수상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런걸 떠나 몽드 셀력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 권위가 있어보이려 하는 느낌이 강한 홈페이지로 내겐 권위가 느껴지지 않았다). 끔찍한 혼종 같은 맥주.



Est.33 Kopper beer(Singha

싱하에서 참 다양한 맥주를 내놓는것 같다. 발아현미를 사용한 엠버라거로 KL에서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나와 맛있게 즐겼던 타이거 엠버라거가 떠오르기도 한다. 맛도 다른 맥주에 비해 조금 더 달고 고소한 느낌이 있어 처음에는 엠버라거에 정말 호박이 들어가는 줄 알았다... 호박색(진한 노랑-주황)을 띄는 맥주라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편의점에서 쉽게 만날 수 있으며 창, 싱하, 리오에 밀려 주류코너 하단이나 구석에 보면 있다. 



Beer lab

치앙마이에서 아마 가장 많은 종류의 세계맥주를 만날 수 있는 펍이라 생각한다. 정말 다양한 종류의 맥주가 있고 분위기도 좋은편이지만 그만큼 가격대가 있는 곳. 서울에서 크라프트 비어 전문점에 가서 즐기는 비용만큼 나오는 것 같다. 님만해민 남쪽에 있으며 태국 맥주가 질렸거나 깔끔한 외국식 펍에 가고싶다면 추천하고 싶다. 



My Beer Friend

크래프트 생맥주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님만해민 한복판에 호스텔과 함께 운영중에 있다. Beer lab이 일반 서양식 펍에 가깝다면 여기서 작은 버전의 맥파이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다. 호스텔과 함께 있다보니 넓거나 쾌적한 건 아니다.



창, 싱하. 리오에 조금 지겨워졌다면 편의점이나 대형마트로 눈을 돌려 안마셔본 맥주를 한번 즐겨보는 것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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