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사용해보고 비교하는 몰스킨과 로이텀

/Moleskine vs LEUCHTTURM


불과 2년 전만 해도 다이어리나 노트는 나와 전혀 상관이 없는 물건들이었다.

당연히 몰스킨이나 로이텀 같은건 전혀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


이런 내가 몰스킨을 처음 접하게 된 건 L 때문이었다. 

업무나 다이어리 용도로 몰스킨과 밀접한 생활을 하는 L을 보고 처음에는 '아 저런 노트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고,

몇 년 동안 사용한 몰스킨이 꽤 많다는 이야기와 여러 종류의 몰스킨을 한번에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조금은 독특하단 생각도 했다.


마치 다른 집 강아지와 자주 보면 익숙해지고 친해지듯, 가랑비에 옷 젖듯, 덕분에 몰스킨이 내 눈에 익기 시작했으며,

이와함께 단순한 노트가 생각보다 비싼걸 보고 대체 뭐가 이렇게 특별하길래란 생각과 이런 가치를 할까하는 생각도 했다.


L이 사용한 많은 몰스킨 중 일부.

정말 많은 몰스킨을 사용했고, 사용하고 있는 L은 종종 내게 몰스킨을 추천하며 메모나 다이어리 용으로 써보라는 권유도 종종 했었고,

연말이 되어 새해 선물로 하나씩 노트를 선물하자는 제안에 약간은 마지못해 콜을하고 노트를 하나씩 구매했다. 그게 2017년 말의 이야기.


수리아몰에 있는 Kinokuniya란 서점에 갔는데 몰스킨 코너가 따로 있었다. 엄청 많은 종류의 컬러와 사이즈, 그리고 리미티드 에디션까지.

깔끔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에 여러 에디션까지 있으니 왜 사람들이 계속 구매하고 싶어하는지, 한번 사용한 사람은 왜 계속 사용하는지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구매한 첫 몰스킨.

작업할 때 메모도 하고 끄적거릴걸 고려해서 일반 사이즈가 아닌 큰 사이즈의 몰스킨을 골랐다.

몰스킨의 경우 하드커버와 소프트커버로 나뉘는데 무게가 가볍기도 해서 소프트로 골랐다.

닷이나 선이 없는 Plain으로 구매.


첫 몰스킨의 인상은 커버의 가죽 부분이 부드럽고 마음에 든다는 생각과 기왕에 선물을 받았으니 잘 사용해야겠다는 생각.

처음에는 메모와 작업할 때 브리프 정도 적는 용도였는데 나중에는 스몰스텝이란 책을 읽고 나만의 세 줄 일기도 적기 시작했다.

조금씩 페이지가 채워지면서 묘하게 뿌듯함도 늘어갔다.

다만 종이가 꽤 얇아 조금만 세게 적거나 볼펜으로 메모나 스케치를 하면 뒷 부분이 비치는 부분이 아쉬웠다.

꽤 고급 노트에 종이 질도 좋은것 같은데 내 기준에는 너무 얇아 마음껏 펜으로 사용하기 어려운게 불만이자 아쉬운 부분이었다.


처음 사용해보는 소프트 커버 몰스킨.


커버도 고급스럽고 종이 질도 부드러워 좋았는데 한가지 종이가 꽤 얇은 편이라 연필로 사용해도 뒤가 조금씩 비치는 단점이 있었다.


종이를 들면 조금 더 비친다. 얼핏 한 페이지 적은 내용들 같지만 원형으로 된 부분들은 뒷장에 적은 내용이 이렇게 보인다.



1년 정도를 사용하니 한권을 거의 다 사용하게 되었고, 다시한번 새해를 기념으로 L과 노트를 한권씩 교환하기로 했다.

KL에 머무를 때였는데 이때 몰스킨 말고 독일에서 만든 로이텀(LEUCHTTURM)이란 브랜드가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지난 노트가 너무나 커서 기본 사이즈를 한번 사용해 볼까 했는데 몰스킨은 조금 작은 감이 있고 로이텀은 가로가 1~2cm 정도 더 넓어 마음에 들었다.

거기에 몰스킨처럼 미니멀한 디자인에 여러종류의 컬러가 있는게 끌려 로이텀을 골랐다.


처음으로 구입한 로이텀.


펜 홀더도 함께 판매하고 있어 함께 구입했는데 너무 입구가 작아 어지간한 펜들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구입하고 한번도 사용하지 못했다.


우리가 서로 교환한 로이텀과 몰스킨.

가장 기본 사이즈로 골랐고 페이지 수는 로이텀이 아주 조금 더 많았고 하드커버라 더 두껍고 무겁다.

몰스킨과 세로 길이는 같은데 확실히 너비가 로이텀이 조금 더 넓다(그래서 난 좋다)




로이텀 사용의 결과는?


정말 대만족.

지난 몰스킨이 한 권 사용하는데 1년이 걸렸다면, 이번 로이텀의 경우 4개월만에 한 권을 다 써서 새로운 로이텀을 또 선물 받았다 :)

만족스러운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를 꼽으면 확실히 몰스킨에 비해 종이가 안비쳐서 좋았다.

만년필과 볼펜을 사용하는데 볼펜이 비치기 때문에 만년필 사용은 꿈도 꿀 수 없었던 몰스킨에 비해, 로이텀은 그냥 만년필로 대부분 다 쓰고 스케치도 했다. 

물론 세게 눌러 쓰거나 잉크가 많이 나오면 번지고 비치기도 하지만 그래도 확실히 몰스킨에 비해 페이지 수는 비슷한데 종이가 두꺼운게 마음에 들었다.

거기에 몰스킨에 비해 가로가 더 넓어서 이 부분도 만족.


몰스킨에 비해 펜을 사용하는데 부담이 적었고, 만년필을 정말 많이 사용했는데 만년필 사용에 큰 부담이 없었다.

잉크가 마르는데 오래 걸리지는 않지만 그래도 만년필을 사용했을 땐 잉크가 마를 시간이 조금 필요하기 하다.


이렇게 종이를 들어서 찍어도 몰스킨에 비해 조금 덜 비친다.

(이 부분은 지금 두번째 로이텀을 사용하며 노트마다 종이가 조금 다른 걸 느낄 수 있었다. 첫 로이텀은 진하게 사용해도 크게 안비쳤는데 지금 두번째 사용하고 있는 로이텀의 경우 첫번째보다 확실히 더 비치고 질감도 조금 다르다. 그래도 몰스킨에 비해서는 비치는 부담이 덜한것 같다)


잉크를 바꿔가며 만년필로 대부분 사용했다.


구매한 펜 홀더인데 이건 정말 사용이 어렵다. 함께 구매하는건 비추.




두 종류의 노트를 사용하며 느낀점?


두 권 가량 나름 고급 노트를 사용하며 느낀 건 노트 자체에 가치가 있다기 보다 어떤 동기부여를 제공해서 무언가를 적고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는데 가치가 있고 중요하단 생각을 해본다. 매일 세 줄 일기를 적으며 하루를 돌아보고 작게나마 새로운 하루에 대한 다짐을 하는데 그게 하나씩 모이고 습관이 되니 뿌듯하기도 하고 만족스럽다. 메모를 하는 여러방식이 있지만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만년필로 직접 적는 아날로그 방식이 디지털에 비할수 없단 생각을 해본다.




몰스킨과 로이텀 비교 정리


몰스킨

Moleskine

Italy, 130 x 210(mm), 240page, 70g/m


다양한 종류의 사이즈(진짜 작은 메모장부터 큰 사이즈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다양한 에디션들(많은 리미티드 에디션들이 구매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다양한 용도의 노트(여행기록용, 와인기록용, 다이어리, 일반 메모, 악보, 스케치용 등등)


비싸다

종이 자체가 너무 얇아 잉크 펜을 마음편히 사용하기 어렵다.



로이텀

LEUCHTTURM

Germany, 145 x 210(mm), 249page, 80g/m


몰스킨과 비교해 종이가 덜 비치고 질이 좋다.

여러종류의 컬러와 심플한 디자인

가로로 조금 더 넓은 사이즈

페이지 넘버링이 되어있어 불렛저널용으로 사용하기도 좋다.


비싸다

기본 사이즈의 경우 하드커버만 있는걸로 알고 있다.

두 권째 사용중인데 종이 질이 미묘하게 다르다.



두 종류의 노트를 모두 사용하며 느낀 건

우선 노트 질보다는 메모하는 습관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작업용으로 사용하는 내게는 종이가 조금이나마 덜 비치고 넓은 로이텀이 조금 더 잘맞는다는걸 느꼈다.

이런 이유로 나는 몰스킨 대신 로이텀을 앞으로 사용할 생각이다.




링크 :: 다음 포스팅은 두번째 로이텀 개봉기 바로가기 ::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