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에 다시 머무르며 요즘 가장 큰 즐거움을 꼽자면 아마 주말마다 창깟 로꼬에 가서 L과 함께 축구를 보는게 아닐까 싶다. 작년까지만 해도 L은 내가 너무 좋아해서 시간 맞을때 한두경기 보는 수준이었는데 점점 손흥민 선수가 뛰는 토트넘에 흥미를 갖기 시작하더니 점점 선수들과 감독 이름을 알고 이제는 축구 자체를 꽤 즐기는 수준이 되었다.
그 덕분에 감사하게 같이 즐길 수 있는 취미가 하나 더 늘어난것 같다. 어느날 갑자기 내게 프리미어리그 공식 어플리케이션을 알려주더니 요즘은 나보다 더 자주 앱에 들어가서 전적이나 리그일정, 순위를 찾아보며 즐거워 한다.
외모가 아닌 축구선수의 어떠한 매력을 찾아 해당 선수의 이름을 외우고 관심을 갖는 L을 보고 있으면(축구경기를 보며 선수의 매력을 찾아낸다는게 참 신기하다) 덩달아 내가 즐거워 지는 것 같다. 토트넘의 알리를 귀엽다며 좋아하는데 얼마전엔 인터뷰 영상을 보고 말투도 멋지다고 좋아하고, 마샬의 웃지않는 모습을 마음에 들어하며 무리뉴와 과르디올라 감독을 보고 광인(?) 같다면 좋아한다.
L은 축구에 관심을 가진지 반년 조금 넘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분석도 뛰어나다. 맨시티와 아스널이 비슷한 패싱 플레이 스타일을 펼치는것도 그냥 스스로 자연스레 알고 토트넘이 젊고 많이 뛰는것과 맨유의 경기력이 들쑥날쑥 하는것도 잘 알고 있다.
맨유 팬인 나를 보고 매번 펍에서 놀리고, 자조섞인 농담으로 인터넷에서 쓰이는 '맹구'라는 말을 알려주니 이젠 순위가 변동되는거에 따라 '맹7, '맹8' 이런식으로 놀린다. 스스로 조금 심하게 놀렸다 싶을땐 맨유도 응원해준다며 관심을 갖지만 옆에서 보면 그냥 맨유를 예능 프로그램 보듯 보고있다.
아무튼 이렇게 매주 로꼬에 가서 축구를 보는데 정말 자주 가다보니 이젠 사장님부터 직원분들까지 우리가 가면 반겨주는 눈치라 타지에서 마음편히 축구를 보고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여기까지가 요즘 축구를 보고 즐기는 내 일상이고 KL에서 주말마다 유럽 축구를 볼 수 있는 정보아닌 정보를 짧게 정리하면(여행을 할때마다 주말에 축구가 보고 싶은데 환경이 좋지 않았을때가 참 많았다..),
1.
축구 채널이 나오는 호텔방 또는 숙소를 예약한다.
여기는 Astro라는 채널에서 축구를 틀어준는데 그 채널이 나온다면 축구를 볼 수 있는 확률이 꽤 커지니, 정말 축구를 좋아한다면 숙소 예약전 아스트로가 나오는지 한번 물어보는것 방법이다(물론 이렇게 까지 하는 사람은 없을거라는걸 안다)
2.
펍에 간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펍에가면 축구를 볼 수 있다. 다만 쿠알라룸푸르는 무슬림국가라 생각보다 펍이 적고 특정 지역에 모여있으며, 일찍 문을 닫는곳들이 많다. 내가 말한 펍은 여행자들이 모이는 창깟(소개글 링크)에 위치한 펍들이다. 창깟에 가면 축구를 틀어주는 펍들이 아주 많은데 편한곳을 골라가면 된다.
보통 창깟에 있는 펍들은 새벽 3~4시까지 영업을 하고 간혹 새벽 1시30분 정도에(말레이시간 기준) 시작하는 빅경기들은 끝까지 틀어준다.
추천하고 싶은 펍은 이전 포스팅(링크)에도 적었던 우리가 매주 찾는 로꼬. 티비 자체가 아주 많고 동시에 여러 경기가 열리면 각각 다른 경기를 틀어주는 센스도 있다. 친절한 직원과 함께 주문하면 나오는 음식들 수준도 꽤 괜찮다(요즘은 퀘사디아와 피자를 즐겨먹는데 추천!) 한가지 단점을 꼽자면 빅매치가 아니면 축구를 틀어주지만 오디오는 실황중계가 아닌 음악이 나온다.
3.
VPN을 이용한다.
매번 펍에 가기가 어렵고, 주중 새벽에 열리는 챔스 경기나 한국 경기를 보고 싶을땐 VPN을 이용한다. 전에는 다른 축구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링크를 타고 가서 봤는데 느리기도 하고 광고가 너무나 많아 VPN을 설치해서 사용해봤다. 외국이라고 막히지 않았고 빠르게 잘 나왔다. 우리가 이용했던건 Express VPN. 꼭 이게 아니어도 무료로 며칠 시험사용할 수 있는 VPN 앱들이 많이 있으니 한번 데모로 사용해보고 결제하는것도 괜찮을것 같다. 덧붙이면 편리하기도 하고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깔기 싫어 아이패드에 앱으로 깔아서 본다.
이 정도로 축구를 볼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할 수 있을것 같다. 결론은 즐겁다.
로꼬에 가면 일반 타이거와 타이거 앰버라거가 있다. 처음엔 리미티드 에디션이라 아주 잠깐 판매하고 들어가는 맥주라 생각했는데 프로모션 기간이 끝나고도 판매한다. 맥주 색이 짙은 호박색이라 이런 이름을 사용한건지, 정말 호박이 들어가서 이런 이름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가벼운 일반 타이거에 비해 조금 더 무겁고 고소한 맛이 있어 요즘 자주 마신다.
요즘 로꼬에서 자주 먹는 퀘사디야와 피자. 대단한 비쥬얼은 아닌데 꽤 괜찮다. 특히 피자는 그냥 일반 또띠아 피자 같은데 체다 치즈가 엄청 많이 들어가 맛이 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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