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붓에서 티르타 엠풀까지 자전거로 다녀오기
/ Tirta Empul, Gunung Kawi, Goa Gajah
어쩌다가 자전거로 저길 올라갈 생각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 한 달 넘는 시간을 발리에 있으며 (물론 만족스러웠지만) 우붓 이외의 다른 곳은 안가본 것 같아 즉흥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를 찾아보다 꽤 많이 유명한 관광지가 보여서 가야겠단 생각을 했다. 아무생각 없이 호스트인 미라에게 자전거로 가도 되냐 물었는데 아마도 가능할거라 말이 돌아와 홈스테이 있던 오래된 자전거로 올라갈 결정을 당일 즉흥적으로 했다.
우붓에서 북쪽으로 바로 올라간 건 아니고 기왕 가는 길에 다른 관광지(고아 가자 - Goa Gajah)도 들릴 생각으로 살짝 돌아서 올라가는 루트로 결정, 느즈막한 오전에 출발을 했다.
그 와중에 자전거로 산을 올라야 하니(발리는 제주와 비슷하게 해안가에서 멀어질수록 고도가 높아진다) 이르지 않은 시간에 식사까지 하고 출발을 했다.
우붓에서 40분 정도를 자전거로 달려 도착한 고아가자(Goa Gajah). 세계 문화 유산에 등재된 힌두 사원.
코끼리 신을 모시는 사원으로 동굴을 들어갈 수 있다.
예전 사진들이라 녹색이 조금 돈다.
이때가 이미 정오를 조금 넘은 시간으로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우붓 기준으로 위로 올라가긴 커녕 지금 아래로 내려와 있고 자전거로 올라가야 하는 압박이 크게 오기 시작했다.
코끼리 얼굴을 한 가네샤를 모시는 사원이라 코끼리 조형물도 있다.
이렇게 생긴 굉장히 흔한 MTB로 갔으며 자전거로 여행을 하는 사람도 이땐 없었고 이걸로 산 위에 있는 티르타 엠풀을 올라간다니 현지인들이 많이 놀라고 재밌어했다.
사진은 평지 같아보이는데 완만하게 계속 올라가는 길이었다. 차량, 오토바이와 함께 달려야 해서 중간중간 위험한 구간도 있었다.
자전거로 올라가다 경사가 심해서 찍은 사진인데 사진으로는 티가 안난다. 경사가 심할땐 끌바를 했다.
자전거로 헉헉 거리며 올라가니 많은 현지 사람들이 웃으며 인사를 해줬다.
고아 가자 기준으로 세시간 정도 열심히 올라가니 번화가? 같이 사람도 많고 이것저것 많은것들이 나왔다. 맵을 보니 주변에 또 다른 관광지가 있어서 기왕 온거 들렸다 갈지 늦었으니 그냥 목적지인 티르타 엠폴로 갈지 고민을 했다.
고민의 결과는 구눙카위 사원(Gunung Kawi) 방문.
고아가자도 그렇고 구눙카위도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형태의 사원이었다.
다른 발리 사원과 마찬가지로 사롱은 필수. 바위를 깎아서 만든 사원이었다.
생각보다 넓고 자연자연한게 좋았다. 시간 압박만 없었으면 조금 더 차분하게 둘러봤을텐데 세시가 되어가고 아직 목적지는 도착도 못했고 시간 압박이 점점 더 커졌다.
결국 도착한 Tirta Empul. 이 사원은 입구에서부터 큰 관광지인걸 느낄 수 있었는데, 정말 많은 관광객 버스들이 주차장에 있었고 거기서 아마도 나만 혼자 자전거로 여길 찾은 여행자여서 재밌었다.
신성한 연못들이 있는 사원으로, 현지분들은 여기에 와서 몸을 담구고 그 물로 머리를 감으며 기도를 드리는 장소였다. 관광객도 들어갈 수 있으며(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아마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 사롱을 구매한게 있어서 탈의실에서 옷 갈아입고 짐 맡기고 나와서 들어갔다. 좋은 렌즈가 있던 DSLR이 담긴(+지갑 등) 가방을 굉장히 어설픈 사물함에 넣기가 조금 부담이었는데 그래도 어쩔 수 없이 탈의실과 사물함을 이용했다.
생각해보니 살면서 연못?같은 곳에 들어갈 일이 없어 그런지 느낌이 많이 생소했다. 물도 차고 현지분들 따라서 줄 서서 머리도 감고 했다. 물이 나오는 곳을 하나씩 옮겨가며 머리감고 기도를 하는데 눈치껏 나도 따라서 했다. 자연스럽게 하나하나 나도 따로 이동하며 물을 맞는데 어떤 물으 맞으면 안되는건지(무서운 신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맞으려는 날 막아줘서 넘어간 곳도 있었다. 그곳은 다른 현지인들도 다 그냥 넘어가는 곳이었다.
큰 관광지다보니 이렇게 연못 밖에서는 연못 안에 있는 사람들을 구경한다.
오전 열심에 우붓에서 출발해서 살짝 돌아올라가니 세시 정도에 티르타 엠풀에 도착했다. 지도로 보니 19km 정도였는데, 대략 다섯시간이 걸렸다. 네시정도에 사원에서 나와 우붓으로 가야 하는데 아무리 내리막길이어도 다섯시간 걸린 거리를 가야하는게 압박이었다. 또한 산이 있으면 해가 빨리 지기 때문에 어두운 길을 차와 함께 내려가야 하는 압박이 있었다.
사진은 밝은데 요거보단 좀 더 어두운 느낌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버스나 택시를 타고 사원에서 나오는데 이때 내가 자전거로 올라온 요상한 행동을 했다는걸 체감했다.
좁은 길에 차와 함께 어두운 길을 내려가려니 위험한 느낌이라 위 지도에 표시했듯 올라온 길로 내려오다 옆으로 빠져 작은길로 내려오는걸 선택했다.
차선도 없고 찐 로컬 지역을 통해 아래로 계속 내려갔다. 발리는 해가 떨어지고 선선해지면 들개나 동네 개들이 나와서 돌아다니는데, 어느 구간에 가니 동네 개인지 들개들인지가 짖으며 나를 따라왔다. 어둡기도 하고 아직 많이 남았고 개는 쫓아오고 내리막길이고 꽤 긴장을 해서 내려갔던것 같다.
사진은 밝은데 이때도 꽤 어두웠고 이 이후로는 길이 깜깜해져서 사진을 남기지 못했다. 우붓에 거의 다 와서는 한밤같은 느낌이고 차량이 날 못볼까봐 조심조심 갔다.
그렇게 간신히 우붓 근처에 도착해서 현지 식당에서 급하게 밥을 먹었다. 식당 도착하고 시간을보니 저녁 7시.
왕복 40km 정도를 완만한 산을 올랐다 내려왔고 관광시간 포함해서 아홉시간 정도 자전거를 탄 것 같다.
며칠 뒤 L을 만나야 했는데, 거기서 오는 기대감과 함께 만용(?)같은게 이때 나왔던 것 같다.
열량이 많이 당겼는지 이 땐 평소라면 먹지 않았을 이런 고칼로리 길거리 토스트도 밥먹고 먹었다.
물에도 들어가고 산도 타고 고생을 해서 그랬겠지만 이 날 이후 병원을 고민할 정도로 컨디션이 꽤 안좋았다(호스트인 미라가 동네 클리닉 의원을 불러주려고도 했었다).
인도 성지 중 하나인 바라나시에 가면 이유없이 아프고 컨디션 안좋은 사람들이 종종 있다고 하는데 반쯤 가벼운 생각으로 힌두 성지에 들어가서 그런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봤고, 다행히 이후 KL에 가서 L도 만나고 잘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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