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우붓에서 오래있었을 때 일주일에 두세번은 조깅 후 자무를 마셨다. 근데 자무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연히 마셔보고 자무를 알았거나, 책이나 인터넷 등에서 보고 찾아 마셨거나, 길거리에 노점처럼 파는 자무 아주머니의 샵을 보고 마셨거나 셋 중 하나인것 같은데 맛을 생각하면 우연히 마셔보고 그 뒤로 이어 마신것 같진 않다.
자무. 인도네시아 전통 허브 음료로, 수세기 동안 발리와 인니전역에서 건강을 위해 마셔 온 음료다. 천연음료로 어떤 재료를 넣느냐에 따라 효능이 달라진다고 하고 만드는 사람에 따라 자무 맛도 성분도 영양도 다르다. 아마도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사람들 중 자무를 꽤 많이 마신 사람 중 하나일거라 생각하는데 이유는 자무 전문샵이 많지 않고, 행상처럼 어르신들이 작은 마차를 끌고 다니며 판매하는 방식이라 자무를 만나기가 쉬운건 아니다.
난 오전에 달리기를 하고 돌아오는 코스에 자무를 판매하고 계셔서 이틀에 한번 정도 꼴로 마셨던 것 같다. 이번은 아니고 예전에 마셨는데 맛이 있어서 마신건 아니고 오전에 운동도 했겠다 건강 생각해야겠단 생각에 꾹 참고 마셨던 것 같다.
지금은 없어졌는데 전에는 우붓 메인스트릿에 자무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샵이 있었다. 집에서 미리 만들어서 판매하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만들어주는 신선한 방식.
자무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신기했던 곳. 맛이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자무보다 별로여서(너무 써서) 두어번 가고 더 가지는 않았다.
강황 생강 레몬글라스 등이 들어가는데 당연히 맛이 있을리가 없다. 고수나 다른 향신료 다 잘먹는데 유일하게 힘든 레몬글라스.
여기서부터는 오전에 조깅하고 난 뒤에 길거리에서 간이로 판매하는 자무샵. 이 어머님께서 만드는 자무를 오전에 마시고 숙소로 돌아왔었는데 건강한 느낌이 들어 정말 자주 마셨다. 우붓 왕궁 기준 북쪽으로 올라가면 큰 나무가 있는데 그 아래에 오전에 판매하신다.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와룽마칸브루스 맞은편으로 보면 되고, 아직도 판매를 하신다.
이렇게 오토바이에 자무를 판매하고 있다. 자무가 각각 집집마다 스타일과 효능이 달라 예전에는 이렇게 만든걸 돌아다니며 판매했다고 한다.
가면 다양한 페트병에 다양한 색상의 허브음료가 있다. 여기가 맛있었던건 마지막에 꿀을 한스푼 넣어주셔서 샵에서 판매하는 자무보다 그나마 살짝 달콤하게 마실 수 있었던 것 같다.
발리어나 바하사를 했다면 대화를 해봤을텐데 대화가 통하지 않아 아쉬웠다. 어떤 효능이나 내가 필요한 부분을 말하면 그걸 만들어서 주시는거 같은데 난 그냥 자무 한 잔 달라고 요청하고 어머님께서는 그냥 그때그때 맞게 만들어주셨다. 참고로 아직도 많은 발리분들은 자무를 마시는것 같은게 내가 주문하고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와서 페트병등에 포장해서 갔다.
예전에 한참 자주 다녔을 때 재밌기도 해서 어머님과 함께 사진을 함께 찍었고 7년만에 다시 와서 근처를 지날때 안계셔서 이제는 안하시는 줄 알았는데 어느날 가보니 그 자리에서 장사를 하고 계셨다. 시간이 많이 지났고 날 알아보시진 않았지만, 자무를 주문하며 7년전에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드리니 정말 좋아하시고 주변분들도 많이 웃었다.
어떤날에는 계란 노른자가가 들어가기도 하고..
어떤 날에는 정체모를 하얀 음료로 주시기도 했다. 꿀과 허브들이 많아서 벌과 벌레들이 엄청 모인다.
어떤 날에는 녹즙같은 자무에 기본을 블렌딩해서 주셨다.
맛은 표현이 어려운데 우리 한약같이 쓴 맛만 있는게 아닌 향신료 향과 쓴 맛이 섞인 느낌이다. 레몬글라스, 생강, 강황 맛. 참고로 면역력 증진에 좋다고 한다. 맛있다라고 할 순 없지만 건강에 좋은 음료기도 하고 인도네시아에서 수세기 동안 이어져온 건강음료니 혹시라도 보인다면 도전해보는걸 추천하고 싶다.
이 그림은 우연히 싱가폴 내셔널 갤러리에서 발견한 [Flirting with the Jamu Lady]. 89년작인데 저때도 저렇게 자무 파는 여성분들이 동네를 돌아다니며 만들어주고 했던것 같다.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 자무.
로컬 자무 기준으로 한 잔에 천원조금 안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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