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9 정부버스로 방콕에서 치앙마이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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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과 치앙마이를 오가는 교통수단은 크게 버스, 기차, 비행기가 있다. 나는 이 중에서 버스와 항공편을 이용하여 치앙마이를 다녀왔었고 이번 포스팅은 버스를 이용하여 치앙마이에 갔던 이야기. 일반적으로 방콕에서 버스로 치앙마이를 가려면 방콕 북부에 있는 모칫터미널을 이용해야 한다. 이 북부터미널은 보통 태국 북부나 이싼지역을 향하는 시외버스들이 이용하는 터미널이다.


북부 터미널에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보통 짜뚜짝 시장이 있는 BTS모칫역에서 북부터미널행 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첫 치앙마이를 나는 카오산에서 갔었다. 카오산에서 짜뚜짝에 가는 버스를 타고(3번부터 여러버스가 있다), 짜뚜짝에 내려서 현지인에게 모칫터미널 가는 버스를 알려달라 물어서 갈아타고 갔다. 아마 지금이라면 이렇게 정보없이 막 가지는 않았을것 같은데 그때는 와이파이만 사용해서 참 잘 찾아다녔던것 같다. 여기서 이렇게 북부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타기 전까지 방콕을 여행했는데 참 방콕이 재미가 없고 나랑 안맞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때였다. 버스를 타고 지역을 이동한다는 생각을 하니 그때부터 조금은 심심한듯 혼자하는 여행이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그렇지만 무언가 예약을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이때 북부터미널에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 그 이유는 당연히 예약을 안하고 당일티켓을 구매할 생각이라 일찍 찾아갔었다(물론 시간 낭비지만 그래도 좋았다). 터미널에 가보면 정말 많은 버스 회사가 있다. 치앙마이행 버스티켓을 한 티켓부스에서 판매하는게 아니라 각 버스회사마다 부스가 있어서 원하는 버스 회사를 골라서 탑승하면 된다.


다양한 회사가 있고 각각 다른 버스 스케쥴을 가지고 있어서 낮에 가는버스부터 야간에 밤새 달리는 버스까지 골라서 탑승할 수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가장 안전하고 편하다는 나콘차이에어와 정부에서 보증인가 운영한다는 999버스가 좋다고 하여 인기가 많은 나콘차이에어는 포기하고 정부가 운영한다는 999버스를 예약했다. 우리나라에도 우등과 일반 고속이 있듯 999버스도 종류가 나뉘는데 나는 8시반 VIP버스를 예약했다. 가격은 대략 800바트 정도. VIP가 아닌버스는 더 저렴하며 다른 회사 버스의 경우 각기 다른 가격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도 수하물 분실도 없고 나름 안전하다하여 정부버스를 이용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멀어도 대여섯시간이면 목적지에 도착하는데 여기는 땅이 넓다보니 열시간 가까이 달린다는게 신기하기도 했고, 제대로 타는 2층버스가 처음이라 설레이면서 기다렸다. 그래서 터미널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버스들 구경하고 사진도 찍었다.


촌스러운듯 화려한 999버스. 장거리를 이동하는 버스를 탈때면 늘 수하물이 신경이 쓰인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때만해도 치앙마이행 버스를 타면 수하물을 도둑들이 뒤지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태국여행 주의사항에 이런 수하물 관련 이야기가 많았고 그래서 가급적 저렴한 사설버스나 여행사 버스는 이용하지 말라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이거와는 다른 이야기로 실제로 마드리드에서 리스본을 넘어갈때 함께 탑승했던 일본 여행자의 배낭이 도난당한걸 본적이 있는데 그래서 짐칸에 배낭을 넣을때는 와이어 자물쇠로 난 묶어버린다.


화려하고 꽤 촌스러운 컬러의 의자. 요즘은 버스안에도 모니터가 있고 훨씬 좋은 버스들이 많이있는데 이때는 의자가 커보이고 좌석이 넓어서 참 만족스러웠다. VIP버스의 경우 우리 우등처럼 2-1열로 되어있다.


혼자다보니 의자가 하나만 있는 좌석을 골랐고 앞뒤로 엄청 넓은건 아닌데 그래도 충분히 의자를 뒤로 제칠수있고 무엇보다 양옆으로 넓어서 좋았다.


참고로 1층에도 좌석이 조금 있고 승무원이 함께 있어 중간에 이렇게 음식과 음료를 서빙해준다. 방콕에서 치앙마이까지 약 10시간정도 걸리며 중간에 두세번정도 휴게소에 들러 쉬었다가 간다. 에어컨이 때문에 나중에는 조금 추웠고 중간에 휴게소에서 정차하며(일부 승객을 추가로 태웠던걸로 기억한다) 어수선해 잠을 푹 잘수는 없었다.


열시간 가량 달려 치앙마이에 도착을 하니 새벽 여섯시정도였다. 터미널이 치앙마이 시내와 거리가 아주 조금 떨어져있어서 썽태우를 이용하여 시내로 들어가야 하는데 새벽에 도착하는 승객을 태우기 위해 썽태우가 많이 대기를 하고 있어 다른 여행자들과 함께 썽태우로 시내까지 들어왔다.


도착해서 본 새벽하늘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보라색 하늘은 이때 처음보고 그 뒤로는 못 본것 같다. 숙소도 예약을 안하고 간 상황이라 어디에 갈 곳이 없어서 우선 타페게이트 주변에 있는 맥도날드로 가서 간단히 음식을 시키고 와이파이를 사용하여 숙소를 예약. 체크인까지 시간이 조금 있어서 치앙마이 올드타운을 여기저기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타페게이트 맞은편 스타벅스. 여기 바로 옆에 맥도널드가 있다.


방콕으로 내려갈때도 비슷하다. 당연히 예약은 안한상태로 그냥 갔다. 다음날 오전에 돈므앙에서 비행기를 탑승하는 일정이 있었는데 버스야 많겠지란 생각에 예약없이 오후늦게 치앙마이 터미널로 향했다. 


방콕처럼 이렇게 버스 회사들이 있고, 이때는 내가 버스를 골라서 탈 상황이 아니어서 시간대 맞는 버스를 아무거나 예약을 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VIP보다 좋지 않았고, 다행히 새벽에 방콕에 잘 도착해 돈므앙으로 간뒤에 문제없이 비행기를 탑승했다. 하지만 다시하라면 이렇게 빡빡하게 일정을 짤것같지는 않다.


치앙마이 버스터미널 대합실. 



가격 - 편도 800바트 내외

터미널 - 방콕 북부터미널(콘쏭 모칫 마이)을 이용해야한다

서비스 - 식사와 음료 서비스가 있다

이동시간 - 치앙마이까지 10시간정도. 중간에 휴게소에 두세번정도 정차한다

누구에게? - 버스를 타고 장거리 이동 경험이 없는 사람은 한번 탑승하는것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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