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용과를 처음으로 먹은 날을 아직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당시 태국 빠이에서 2주가량 머무를 때였는데, 특별히 할 일이 없던 낮에 매일 가던 카페가 있었다.

이것저것 주문해서 마셔보다 드래곤프룻 생과일 쥬스가 있어서 마셨는데 열대과일은 무조건 다 달고 맛있단 내 편견을 제대로 깼던 날이었다(맛이 없었다).

그 뒤로 과일 샐러드나 모듬으로 손질 된 과일을 먹을 때 들어있던 흰색의 용과들은 다른 과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달지 않아 늘 밍밍하단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용과는 먹을 생각을 안했던 긴 시간이 흐르고 KL에서 L이 붉은 용과를 추천해 맛보게 되었다.

이때도 내가 가진 용과에 대한 편견 때문에 기대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맛을 봤는데 웬걸.. 은근히 단 맛이 꽤 괜찮았다.

이 이후로 꽤 자주 용과를 먹게 되었다.


이건 하얀 용과로 당도가 붉은 용과에 비해 훨씬 떨어지는 편이다.

붉은 용과가 진한 여의주 색이면 흰 용과는 연한 자주색에 연두색 잎 같은게 많이 나와있다.


이전 사진의 흰 용과에 비해 확실히 붉은 용과는 푸른 잎이 없고 껍질이 훨씬 더 진하다.

여기서 L이 알려준 굉장하고도 아주 쉬운 용과먹는 방법!

용과를 보통 깎아서 먹으려고 하는데 붉은 용과의 경우 손에 붉은 물이 들기도 하고 깎기는 너무 번거롭다.


용과를 칼로 반을 가른다. 아주 부드럽게 갈라진다.


반으로 가른 용과를 수저를 이용해 그냥 퍼 먹으면 된다.

용과 자체가 굉장히 연한 과일이라 수저로 쉽게 떠지고 퍼진다.

괜히 칼로 깎고 자르고 번거롭기만 하니 그냥 반으로 잘라 퍼먹자.


별거 아닌것 같지만 용과 먹는 사람 대부분 칼로 깎아 먹기에 이런 방법을 본능적으로 찾은 L이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

흰 용과에 비해 확실히 깊은 맛이 나고 달다.

물론 망고 정도로 당도가 아주 높은건 아니지만 혹시 흰 용과의 밍밍함에 실망했다면 붉은 용과에 도전해보는걸 추천!


칼로 먹으면 과일의 많은 부분을 잘라버리게 되지만 수저를 이용하면 과일만 딱 빼서 먹을 수 있다.


변비에도 굉장히 좋은 효과가 있어 쿠알라룸푸르에 머무르며 망고 수박 다음으로 많이 먹은 과일이 아닐까 싶다.

참고로 붉은 용과를 처음 먹었다면 소변과 대변이 붉게 나올 수 있으니 너무 놀라지 말자.

처음 하루이틀 정도 붉게 나오는데 그걸 몰랐던 난 몸에 문제가 생긴줄 알고

여행 도중 쿠알라룸푸르 대형병원 응급실에가서 소변 검사를 받았던 기억(해당 내용 링크)이 있다.

(심지어 이 땐 용과 하나가 아니라 모듬 과일에 나오는 붉은 용과 몇 조각만 먹었던 상황이었다)

놀라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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